※이 글은 스포일러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먼저 이 책을 읽으신 후에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3년 후의 미래. 2010년도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당장 내일도 예측하기 힘든 세상에 3년 후라?
이 책은 3년 후의 일본을 재미있게 예측한 수작이다. 처음 이 책을 고를 때에는 기존의 SF소설이 보여주던 최첨단 과학기술과 로봇들이 등장하는 그런 소설이 아니다. 그냥 미래소설이다. 이 책의 중심엔 '웹' 과 웹을 기반으로 한 '교류' 가 있다.
이 책에서 제일 먼저 거론되는 미래의 직업은 놀랍게도 '블로거' 다. 2010년 쯤에는 블로그가 폭발적으로 보급되어 블로거로써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설정이다. 물론 그 블로거 중 상당수는 프리터들이지만.
이 소설 속 주인공들도 대부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SNS(Social Network Service ; 사회 네트워크 서비스) 를 이용해 서로 교류를 한다.
이 부분에서 순간적으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미국에선 블로거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국내에서도 애드센스, 애드클릭스, 올블릿 등의 블로거들을 겨냥한 광고수익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해 블로깅을 하여 어느정도의 부수입을 벌고 계신 국내의 파워블로거들이 많은걸 감안하면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놀라운 예측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블로거를 포함한 기타 다른 미래의 직업과 문제를 엿볼 수가 있다. 이른바 니트족, 오야코족 이라는 아무 직업도 없이 빈둥대는 사람들이 등장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고, 데이 트레이드, 즉 단기주식투자로 대부호가 된 개인투자자도 등장하고, 우리가 생각하던 야쿠자와는 매우 다른,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야쿠자도 등장한다.(이 야쿠자는 다른 이름으로 PIMC ; Private Invastor Management Company 개인 투자자 운영회사 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연공서열제가 무너짐에 따라 프리랜서들이 늘어나고, 온 디멘드 출판(블로거 중 글쓰기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을 스카웃 해 출판을 하는것을 말함)을 하는 사람도 생겨난다.
게다가 블로거만큼이나 쇼킹한 직업인 '국제결혼 카운슬러' 라는 직업도 등장한다. 이 사람들은 국제결혼 과정에서 생기는 문화적 차이를 중재해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도 점점 국제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이런 직업이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학교의 교육 방식도 지금 방식과는 많이 다르다. 혁신의 연속이라는 말을 제외하곤 할 말이 없다. 우선 사회적인 인식이 학벌우선에서 실익우선으로 바뀌다보니 대학입시를 위한 과정으로만 치부되었던 고등학교에서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들이 많아진다.
미래엔 대학교에 진학한다고 취업에 특히 유리한게 아니기 때문이다.(니트족, 오야코족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들은 의사나 변호사를 꿈꾸거나, 혹은 순수하게 학문을 열망하는 사람들 뿐이다.
이렇게 사회인식이 바뀌다 보니 고등학교에도 대학교처럼 수업을 자신이 듣고싶은 시간에 들을 수 있도록 바뀌었으며, 취업에 관한 것을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전문학교' 도 활성화 된다. 이 전문학교는 인터넷을 통한 통신교육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하지만 사회가 이렇게 장밋빛으로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이중인격' 으로 잘 알려진 해리성 장애가 문제로 대두된다. 왜 그런지는 책을 읽어보시면 알 듯 싶다. 본인도 이 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고 정신과 상담을 염두하고 있으니 의외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아 두시기 바란다. 이 소설은 해리성 장애를 조명하며 힘(권력), 돈(재력), 정보(지력)을 넘어 새로운 가치가 도래할 것임을 예측한다.
그것은 바로 '믿음(신념)' 이다. 요즘 시대는 '정보화 시대' 라고들 한다. 그만큼 정보를 얻기가 쉬워졌고, 그 정보를 가지고 바로 자신의 부로 직결시킬 수 있는 요즘, 한가지 문제점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한가지에 대해 서로 상반된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정보를 둘 다 수용할 경우 자신이 하는 행동에 모순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 버리는 셈이니 그 정보 중 하나를 버려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믿음이다. 자신이 택한 정보와, 그것을 기반으로 행동하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능력. 바로 그것이다. 이 소설은 그걸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 소설을 쓴 사람이 예언자는 아니다 보니 이 소설처럼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거 아는가? 하버트 조지 웰스가 쓴 '우주전쟁' 이라는 소설에서 레이저와 독가스 라는 무기를 상상 해 냈고, 쥘 베른이 1863년에 쓴 '20세기의 파리' 에선 전등과 인터넷을 상상해 냈다.
위에서 한번 서술했듯이 곧 믿음이라는 가치가 대두되는 시대가 온다. 이 소설을 읽고 나서의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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